푸른환경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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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3-16 10:41

'새차 증후군' 사라지고, 차 안 공기 맑아질까

글쓴이 : 최고관리자

새로 구입한 차에 대한 기쁨도 잠시, 차를 타고 나면 머리가 아프거나 멀미를 하는 것처럼 메슥거리는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또 두통은 아니더라도 새 차를 탔을 때의 독특한 냄새로 인해 의아해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른바 ‘새차 증후군’이다. ‘새집 증후군’과 비슷한 개념이다.

자동차 내장재에서 주로 사용되는 화학 소재, 페인트, 접착제에서 발산되는 유해 화학물질이 새차 증후군의 주범.

정부가 올해 안에 이같은 새차 증후군에 대한 관리기준을 만들 것으로 보여 과연 차 안 공기가 얼마나 깨끗해 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이와 관련한 사실상 첫 공청회가 오는 21일 열린다.

‘새차 실내공기질 관리 방안 마련 공청회’에서는 새 차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새차 증후군 관리기준안과 자동차 업계 스스로 유해물질 배출을 줄이는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새차 증후군 관리기준의 경우 강제규정이 아닌 업계의 자율에 맡기는 권고규정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로 새 차 안 공기가 곧바로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해 초 국내 승용차와 승합차에 대한 유매물질 배출실태를 조사, 발표했다. 또 지난해에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된 9개 차종 38개 차량을 대상으로 실내 공기질 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건교부 발표에 따르면 일부 새 차에서 유해물질로 알려진 에틸벤젠 등이 신축아파트 실내공기질 권기준보다 1.3~1.6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도 대형 승합차의 경우 발암성 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해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등 차종별로 2~4개 유해물질이 권고기준을 초과했다.

측정 결과 제작된 지 177일된 A차종의 경우 에틸벤젠이 권고기준(㎥당 360㎍)의 1.65배인 595㎍, 자일렌은 권고기준(700㎍)의 1.31배인 919㎍이 각각 검출됐다.

또 포름알데히드는 승용차에서는 권고기준(210㎍) 이하인 반면, 승합차에서는 234㎍까지 나왔으며 발암물질인 벤젠도 권고기준(30㎍)에는 못미치지만 B차의 경우 22.05㎍까지 발견됐다.

최근 일부 공개된 지난해 국산 새 차에 대한 실내 공기질 검사에서는 일부 차종에서 벤젠이 평균 111.3㎍이 나와 권고기준치의 3배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의들은 에틸벤젠의 경우 폐와 중추신경계, 간, 신장 등 내장기관에 악영향을 미치며, 자일렌은 현기증, 기억력 저하,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처럼 국산 새 차의 실내공기 수준이 심각한 수준으로 밝혀지면서 건교부는 지난해 수입차에 대해서도 같은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결과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 2005년 국산 새 차에 대한 실내 공기질 측정 때 수입차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실험에 쓰일 수입차가 워낙 고가인데다 수입차 업계도 차량 제공에 난색을 표명해 이뤄지지 못했다.

이같은 새차 증후군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 단계서부터 친환경 재료를 쓰고, 각종 공기질 개선 시스템을 미리 갖춰 출시하는 자동차 회사도 늘고 있다.

스웨덴산 볼보자동차는 이미 2004년부터 새차 증후군을 완화시키고 실내 공기를 맑게 하기 위한 친환경차를 내놓았다. 볼보코리아에 따르면 전차종에서 채택한 내부 마감재는 알레르기를 전혀 일으키지 않으며, 차량 도색 역시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수성페인트를 쓰고 있다.

또 유해가스 자동차단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실내 유입 공기 중 꽃가루와 악취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

이같은 새 차 실내 공기 개선을 위한 시스템은 국산차에서도 이미 일부 적용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교부는 앞으로 자동차 제작기간 경과에 따른 유해물질 감소율과 안전운전에 미치는 영향, 차량용 내장제·접착제·도료 등에 대한 유해물질 배출량 등을 조사해 새차 증후군 관리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건교부는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업체에 일정한 제제를 가하는 강제이행규정이 아닌 권고규정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건교부 관계자는 “새차 증후군에 대해서는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단일한 시험방법이나 관리기준은 없다”면서 “자동차 회사가 제작단계에서부터 유해물질 배출을 자율적으로 줄이도록 권고하기 위한 조치로 관리기준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본의 경우 지난 2003년 후생노동성이 자동차 유해물질 조사를 실시한 이후 올해까지 실내농도 지침을 충족시키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고, 도요타와 닛산 자동차 등 자동차업계도 내장제 교체 및 접착제 사용량 감소 등을 통해 개선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같은 권고규정으로는 실질적인 새 차 공기질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당장 내장제와 접착제를 바꿀 경우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고 그로 인한 원가 상승이 국산차의 해외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제작사들이 쉽게 동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한편 새차 증후군을 막기 위해서는 구입한 후 3~4개월까지는 차를 탄 후 곧바로 모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후 운행을 시작하고, 운행 중에는 가능하면 외부 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냉·난방용 송풍기를 작동시킬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