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환경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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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7-10 00:14

<포럼>`새집증후군` 기준치 마련해야

글쓴이 : 최고관리자

‘새집증후군’ 피해의 첫 배상 결정이 내려졌다. 최근 중앙환경 분쟁조정위원회는 2004년 1월 새 아파트에 입주한 후 7개월 된 딸이 심한 피부염을 앓자 아파트 시공사를 상대로 1천만원의 피 해 배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시공사의 책임을 인정하여 일가족 3인에게 303만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에 실내 공기 오염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제기됐고 관련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 건 설 성장에 주력하던 우리 정부가 늦게나마 실내 공기질 오염의 중대성과 국민 건강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재 ‘새집증후군’ 유발 물질에 대한 다양한 조치들이 시행되 고 있다. ‘다중 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이 지난 5 월 30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신축 공동주택은 입주 3일 전부터 두달 동안 유해물질 농도의 공개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신축 공동주택 실내 공기질 기준’은 아직 정비가 안 된 상태다.

주택건설업계가 관련 기준이 정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조 정위원회의 결정에 유감을 나타낸 것은 납득할 만하다. 그러나 유해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VOC)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및 일본의 권고기준과 우리나라 ‘다중 이용 시설 기준’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측정됐고 입주자들에게 피해 를준 것은 인정되는 사실이다. 입주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기준치 마련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환경부가 지난 2월부터 시행중인 ‘친환경 건축 자재 품질 인증 제’는 새집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유해물질의 방출을 줄여서 국 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시행 자체보다도 관리 운영의 치밀성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우선, 사업을 주관하는 기 관은 국민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건축 자재 하나하 나에 대해 공정한 인증을 내림으로써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다.

또한, 적법한 검출시험법에 의해 인증된 품목이라도 주기적으로 반복 시행해야 한다. 특히, 유해물질 방출의 주요 원인인 접착제 와 페인트는 사용 현장을 고려한 정확한 측정이 필요하며 적절한 사용량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건축 자재 및 접착제 생산업체들의 품질 향상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인증 제?돛?정착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 새집증후군 발생을 줄이는 핵심 역할은 건설사의 몫이다.

‘웰빙(well-being)’이 최대 관심사인 요즈음, 사람들은 건강하 게 살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음식이나 옷과는 달리 공동주택의 비율이 높은 우리에게 주택의 선택은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입 주자들은 아파트의 위치와 구조, 가격은 선택할 수 있지만 사용 된 자재와 건축 과정은 집을 지어준 건설사를 믿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만큼 건설사들은 믿고 선택해준 입주자에 대한 책임 을 느끼고 쾌적한 주택 건설의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건설 과정 하나하나마다 성의를 가지고 책임있는 관리를 해야 한다. 건설사가 친환경 제품의 KS 인증 건축 자재를 사용했 더라도 마감재를 처리할 때 필요량 이상의 접착제를 사용한다면 방출되는 유해물질의 농도는 크게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소홀하 기 쉬운 접착제를 사용할 경우 필요한 용량까지도 세밀하게 관리 해야 한다. 규제가 많고 인건비가 비싼 우리 실정에서 친환경 건 축 자재의 사용과 세밀한 건설 공정은 건축비를 상승시킬 것이고 , 이 점은 시공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다. 그럼에도 건설 사들은 입주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책임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분간 새집증후군 피해 분쟁 사건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정 부와 건설사가 건강한 주택 건설에 뜻을 같이하여 예방하고 실행 한다면 새집증후군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기준치 미비를 이유로 유감을 표명하기보다는 애정을 가지고 내 아이 내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쾌적한 주택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