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이 외부보다는 실내공간인 경우가 80%를 넘는다. 각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낮에 직장에 출근해서도 외부에서 활동하는 시간보다는 사무실이나 공장, 작업장 등 실내공간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외부공기 즉 대기환경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그 심각성 또한 부각시켜 왔지만 실내공기에 대해서는 등한시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발전으로 건축기술은 날로 발달하고 건물은 고층화 밀집화 되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지구온난화와 에너지문제의 대두로 에너지절감형 건물이 필요불가결하게 되었다. 에너지절감형건물은 단열재의 강화는 물론 내외부 기밀의 강화로 내외부 공기의 차단을 필요로 한다. 그 결과 인위적인 실내공기의 오염물질 배출과 필요산소량의 공급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충분한 환기를 실행하게 되면 실내의 에너지가 외부로 배출되어 더욱 많은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일부 건물에서는 건물의 유지관리비 절감 차원에서 충분한 환기 보다는 극히 적은 량의 외부 공기만 유입하고 공조기를 통해 실내공기를 재순환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실내공기는 더욱 오염될 소지가 있고 충분한 산소량의 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오염된 공기를 먼지만 필터를 통해 거르고 계속하여 재순환시킨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환기와는 거리가 있다.

실내공기오염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한 배경을 보면, 그 첫 번째로 우리들 인간이 하루일과중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인간은 하루 24시간 중 80% 이상을 각자의 가정집 실내는 물론 각자의 직장인 사무실, 실내작업장과 지하시설물, 상가, 음식점 등 건물의 실내에서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외부공기 즉 대기오염은 자연적인 희석율이 크고, 일찍부터 사회적인 인식이 확대되다보니 각종규제로 대기오염이 억제되고 있으나 실내공기질은 한정된 공간에서 계속하여 재순환시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오염될 염려가 있음에도 가시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간과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로 건축자재의 기술향상과 에너지절감차원에서의 건축기술 발달로 공공건물과 일반상업용건물은 물론 주택에까지도 새롭고 다양하지만 오염물질 배출이 염려되는 건축자재가 사용되고 있다. 또한 건축주들도 에너지절감이나 실내환경보다는 건물의 외관이나 실내디자인에 치중하고 보기 좋은 건축자재나 가구 또는 생활용품들을 사용하는 경향이 많다. 이러한 각종 재료들에서 방출되는 예상치 못한 독성가스나 오염물질은 인체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다. 네 번째로는 건물의 에너지절감을 높이기 위해 건물의 밀폐화가 강조되다보니 건물 내 거주자들이 일시적 또는 만성적인 건강과 관련된 증상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근간에 그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던 각종 질병의 원인이 오염된 실내공기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실내공기질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실내공기의 오염은 건축자재나 가구 등 생활용품에서 방출될 수도 있지만 도시화 산업화 밀집화로 인한 외부공기의 유입으로 초래될 수도 있다. 물론 전혀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라면 인간의 호흡과 생활로 인한 산소농도의 결핍과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어쩔 수 없다. 오염물질의 농도가 낮더라도 장기간 생활하다보면 인체에 해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또는 환자에게는 그 영향이 민감하게 또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결국 인간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주게 되며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개인적 국가적으로 의료비 지출을 증가시켜 사회적 악영향을 초래하는 결과가 된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루에 대략 1~1.5kg의 음식물을 섭취하고 2kg의 물을 마셔야 한다. 음식은 몇 주를 먹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고 물은 며칠을 마시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공기는 이보다 거의 10배에 달하는 약10~13kg정도를 매일 마셔야 하고 단 몇 분만 호흡을 멈추어도 사망하게 된다. 그만큼 공기는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되며 생명을 유지하는데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매일 먹는 음식과 물에는 온갖 신경을 쓰고 무공해 식품, 무공해 식수를 찾는다. 가정마다 사무실마다 정수기를 설치하거나 생수를 따로 구입하여 마시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공기는 오염된 상태 그대로 마시고 살아간다. 일부 건물이나 주택에서는 공기정화기를 설치하여 실내공기를 계속하여 재순환하면서 일부의 먼지와 오염물질의 극히 일부분만 걸러서 다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치명적 오류는 충분한 산소의 공급을 저해하고 오히려 공기정화기가 산소를 추가로 소모하는 결과가 발생하고 추가적인 이산화탄소를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오염된 실내공기는 환기로 항상 배출해주어야 하며 환기 공기 또한 외부의 먼지나 유해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환기장치에 고성능의 필터를 설치하고 항상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공장이나 폐기물처리장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고 자신의 거주지 인근지역에서 물러 갈 것을 주장하며 데모나 시위를 일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그러한 대기오염물질은 담배연기를 비롯한 실내공기오염물질들과 비교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만치 미미한 정도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20시간 이상을 오염된 실내공기를 마시면서도 그것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없이 별로 오염되지도 않은 외부공기를 4시간 정도 마시는 것에 대하여 목청을 돋우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