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5-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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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위험 '미세먼지'] 문명이 낳은 ‘살인마’ 미세먼지를 잡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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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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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평균 70㎍/㎥ 이상… OECD 국가 중 최고수준
▲ 서울의 미세먼지는 최악의 수준이다. 사진은 가을 황사가 나타난 2002년 11월의 여의도 풍경. /조선일보 DB사진
모두가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이전에는 없던 기침과 가래가 늘고 감기를 자주 앓고 숨쉬기에도 안 좋아졌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천식은 1970년에 비해 1980년대에 3배, 1990년대에 들어서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리고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대기오염이 지적되었다. 봄이 한창인 요즈음, 각 언론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黃砂)에 대해 연일 ‘황사공습’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고 있다. 황사 때문에 안 그래도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이 급격히 증가하니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기오염과 황사 등에 포함되어 있는 주된 오염물질 중 하나가 미세먼지다. 특히 미세먼지는 많은 연구를 통해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각종 질환을 악화시키고, 심지어 사람을 사망하게도 한다. 도대체 미세먼지가 어떤 물질이기에 인간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인가? 또한 사망에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악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리는 액체나 고체 입자다. 크기에 따라서 입자가 10마이크론 이하의 지름을 가지는 ‘PM10’과 2.5마이크론 이하인 ‘PM2.5’가 많이 거론된다. 공기 중에 퍼져있는 미세먼지는 사람이 호흡할 때 인체 속으로 들어가고 호흡기를 통해 폐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는 가스로 되어 있는 다른 대기오염물질과는 다른 점으로, 미세분진이 특히 중요시되는 이유다.
몸속에 들어간 미세먼지는 기관지나 폐포(肺胞)에 붙어서 호흡기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한 혈액을 응고시켜서 심혈관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고,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켜서 천식 등의 호흡기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입자가 큰 PM10보다는 입자가 작은 PM2.5의 경우 더 쉽게 깊이 들어갈 수 있어서 악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는 산업시설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하고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의 영향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디젤엔진 차량의 규제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도,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는 보통 휘발유 자동차보다 미세먼지가 5배 가량 더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미세먼지 농도 역시 그리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의 연간 평균값이 70㎍/㎥ 이상으로 OECD 국가 중 최고다. 이는 부다페스트(63㎍/㎥), 로마(60㎍/㎥), 앙카라(56㎍/㎥), 아테네(55㎍/㎥), 멕시코시티(53㎍/㎥) 등 대기오염이 높은 다른 도시와 비교하여도 월등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서울 1~2년 사이에 급증세
더욱이 서울 지역에서는 최근 1, 2년 사이에 증가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다른 대기오염물질이 감소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정부에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을 정해 대기오염물질이 허용기준치 이상을 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이로 인해 다른 오염물질은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오존과 미세먼지는 여전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수도권과 서울 지역에서는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날도 15일 가량 있었다.
미세먼지가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1990년대 초반 처음 발표되었다.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어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90개 이상 도시에서 이루어진 연구는 미세먼지가 10㎍/㎥만큼 증가한다고 했을 때 사망자가 0.5% 더 증가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미세먼지가 아니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망자가 미세먼지 때문에 0.5% 더 발생한 셈이다. 12개 유럽 대도시에서도 미세먼지가 50㎍/㎥ 증가하면 사망자가 2% 더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뉴질랜드와 호주, 캐나다, 멕시코와 브라질, 중국과 태국 등의 아시아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미세먼지가 사망자를 증가시키는 공통된 결과를 보이는 셈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1997년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70만명의 사망자가 대기오염 때문에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2020년까지는 8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세먼지가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주장은 다소 과장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대도시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연구에서 한결같이 보여주는 동일한 결과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인류는 이미 1952년 런던의 스모그를 통해 대기오염이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 1952년 12월 런던에서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의 악화로 대기오염과 안개가 합쳐져서 낮에도 시야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던 날이 열흘 동안 지속되었다. 이 사건이 있은 뒤 첫 3주일 동안 4000명이 사망했고, 총 사망자 수는 1만2000명에 이르렀다.
약간은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망원인에 대한 영향이 이 정도라면, 호흡기와 직접 관련된 사망이나 질환에 대한 영향은 더 크리라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6개 대도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2~3% 정도 증가했다. 또한 호흡기계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도 악화시켜서 이러한 질환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를 크게 증가시켰다.
조산·저체중아 출산도 증가시켜
PM2.5의 농도가 높아지면 심장박동수의 변이가 크게 감소한 연구결과로 보아 2.5마이크론 이하의 미세분진은 심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천식발작으로 급하게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사람도 더 많아졌다.
미세먼지는 조산아와 저체중아의 출산도 증가시킨다. 조산아는 임신 40주를 다 못 채우고 38주 이전에 출생하는 신생아이고, 저체중아는 출생시 체중이 2.5㎏ 이하인 신생아다. 이른 출생은 신생아 사망의 주된 원인이며, 신생아의 체중이 적을수록 영아사망률이 증가한다. 또한 저체중아에게서는 성인기의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 조산아와 저체중아의 출산을 야기하는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1970년 초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임신 첫 달의 미세먼지 농도가 자궁 내 발육지연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PM10 농도가 증가할수록 조산아 출산이 증가함을 보였다. 이와 같이 미세먼지는 사망과 호흡기계 및 심혈관계 질환의 악화, 저체중아와 조산아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 황사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강변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조선일보 DB사진
그런데 이러한 악영향에 더 민감한 인구집단이 있다.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와 같은 신체적 약자나 사회·경제적 약자에게는 그 악영향이 더 크다. 어린이들은 신체적으로 아직 성숙되지 못해서 위해(危害)인자에 대한 충분한 방어능력이 없다. 또한 어른에 비해서 호흡수가 더 많아서 미세먼지에 노출될 위험도 더 크다. 노인은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 당뇨병이나 심장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다른 사람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악영향이 더 심하다. 소득이 적거나 교육을 못 받았거나 육체노동을 하는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해서 위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가 10㎍/㎥ 정도 증가하면 대략 1%의 추가사망이 발생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서울시에서는 사고사 등을 제외한 자연사가 하루 평균 90건 정도 발생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1명은 미세먼지의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서울시의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정도를 제주도 수준인 30㎍/㎥로 감소시킨다면 1400명 정도의 조기사망자가 감소할 수 있다. 서울뿐 아니라 우리나라 7개 대도시에 대한 연구에서도 미세먼지를 포함한 총부유분진의 농도가 100㎍/㎥ 증가할 때 전체사망률은 0.5~4% 증가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과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더 크게 증가했다.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증가했고, 뇌졸중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지역에서 보이는 결과와 마찬가지로 저체중아나 조산아의 출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동물실험서 폐암 유발 확인
지금까지 소개한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미세먼지가 증가할 때 며칠 이내에 질병이 악화되는 급성영향을 분석한 경우였다. 이러한 결과는 장기간 미세먼지에 대한 영향에서도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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