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 유치원과 학교의 75.9%가 건물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 의원(민주당, 고창·부안)이 최근 밝힌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 학교석면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벌인 이 조사에서 전국에 있는 1만9815곳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가운데 건물에 석면을 쓰고 있는 곳이 85.7%인 1만6982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석면이 밖으로 드러난 정도가 건물 전체의 10%가 넘을 만큼 심한 1등급 학교는 22곳(0.1%)이고, 10% 미만인 2등급 학교는 697곳(4.1%)이다. 나머지 1만6263곳은 눈으로 보아 잘 드러나지 않는 정도의 3등급 학교이다.

인천의 경우는 전체 848곳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가운데 75.9%인 644곳이 석면을 사용해 전국 평균치보다는 조금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등학교 3곳이 2등급이고, 나머지는 모두 3등급이다.

석면은 단열(斷熱)과 방음 효과가 뛰어나고 비교적 값이 비싸지 않아 건물은 물론 자동차나 배 등에도 널리 사용돼 온 물질이다. 하지만 사람의 몸안에 그 성분이 들어가면 20~40년의 오랜 잠복기간을 거쳐 석면폐종, 폐암 등을 일으키는데 치료법이 없어 거의 100% 사망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석면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며, 세계보건기구(WHO)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해 놓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석면의 제조·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석면이 들어있는 제품의 생산·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이 생기기 전에 지은 건물들은 석면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처럼 여러 학교 건물에서 석면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