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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이 심해 방안에 먼지가 많거나 건조하면 안 돼서 환기를 자주 해야 하지만, 추운 걸 싫어하고 감기 걸리기 쉬운 체질이라 창문을 열지 않게 되네요. 앞으로 3개월은 지나야 날씨가 풀릴 텐데 걱정이에요.”
비염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정미영(29, 여) 씨는 최근 추운 날씨 탓에 환기는커녕 방문을 꼭 닫고 지낸다. 비염인 것을 생각하면 환기를 자주 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게 실천이 되지 않아 걱정이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실내 거주시간이 많아져 환경 관리가 중요한 계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대인은 일반적으로 하루 24시간 중 약 85%를 실내에서 생활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난방과 건물 밀폐화로 겨울철 환기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상청은 올겨울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오는 16~17일에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 가운데 12월 중순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낮겠고 하순에는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한기가 남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경부의 ‘2010~2011년 주택 내 실내공기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 실내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라돈 농도가 봄, 여름, 가을에 비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농도 대비 이산화탄소는 115%, 미세먼지는 119%, 라돈은 152%만큼 높은 수치를 보였고 이산화탄소의 경우 다중이용시설의 법적 실내공기질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 오염물질량을 살펴보면 이산화탄소의 경우 봄 1248.7 피피엠(ppm), 여름 1186.1ppm, 가을 1138.7ppm이나 겨울에는 1414.0ppm으로 연평균 1234.2ppm보다 높았다. 미세먼지는 봄 53.3 마이크로그램 퍼 세제곱미터(ug/㎥), 여름 55.6ug/㎥, 가을 62.7ug/㎥, 겨울 69.3ug/㎥이고 라돈은 봄 53.7 베크렐 퍼 세제곱미터(Bq/㎥), 여름 48.2Bq/㎥, 가을 106.1Bq/㎥, 겨울 126.3Bq/㎥이었다.
이들 오염물질이 증가하는 주된 원인은 환기를 거의 하지 않는 것이라는 게 환경부의 말이다. 아울러 카펫이나 두툼한 솜이불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토양과 실내의 온도 차이로 인한 라돈 가스 유입 등도 원인이 된다.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심인근 연구사는 “오염물질이 실내에 증가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주는 게 좋다”면서 “이산화탄소는 특별한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답답함과 어지러움의 원인이 되며 미세먼지는 천식이 있는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라돈은 일급발암물질로 심하면 폐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환기’만 잘해도 건강한 겨울 날 수 있다
이에 환경부가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는 겨울철을 맞이하여 건강한 겨울을 나기 위한 실내 환경 관리요령 5가지를 제시했다. 심 연구사는 “간단한 것 같아도 이를 실천에 옮기면 특별한 관리 없이도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각종 오염물질이 실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환기를 하는 것이다. 환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하는 것이 적당하며 오전과 오후, 저녁 등 하루 3번 30분씩 마주 보는 창문을 열어 실내공기를 외부공기로 완전히 교환해 주는 게 좋다. 단 늦은 저녁이나 이른 새벽에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 시간대에는 대기가 침체돼 오염물질이 정체돼 있을 수 있기 때문.
또 젖은 빨래나 식물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40%)하도록 한다. 겨울철은 타 계절보다 실내가 건조해지기 쉬운데 이는 아토피성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비염 등이 생기기 좋은 환경이다. 집 청소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거나 제거시킬 수 있으므로 일주일에 한 번은 물걸레 청소를 하고 바닥뿐만 아니라 벽면과 천장 등도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침구류는 수시로 물세탁한 후 햇빛에 잘 말리는 게 좋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미세먼지와 몸에서 떨어진 각질 등도 털어서 제거하도록 한다. 특히 카펫은 먼지가 가라앉으므로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으나 사용할 경우 자주 먼지를 제거하고 세탁해야 한다.
지하세대 등 지면에 가까이 있는 주택일수록 실외환경의 영향을 받기 쉽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나 부유미생물 및 라돈 등의 농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환기와 청소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라돈 관리를 위해서는 바닥이나 벽 등의 갈라진 틈이 없도록 건물 보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