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층간 간접흡연 피해, 층간소음 못잖네

국립환경과학원 '실내흡연 연구'

- 화장실서 환기구 튼채 흡연하면
- 미세먼지 5분 내 위아랫집 퍼져
- 위아랫집 모두 환풍기 가동 땐
- 다른 집에 안 퍼지고 옥상으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화장실 환기구를 통해 스물스물 들어오는 담배 연기에 인상을 찌푸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연구조사결과 흡연자가 자기 집의 환기구만 튼 경우 5분 이내 위·아랫집으로 미세먼지가 퍼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환기에 따른 실내공기 오염물질의 확산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실내 흡연과 미세입자 거동 특성 연구'를 실시한 결과, 외부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흡연 세대의 화장실만 환풍기를 켠 경우 흡연에 의한 미세먼지가 위·아랫집으로 5분 이내에 퍼져나갔다.

이에 반해 흡연세대와 위·아랫집 모두 화장실 환풍기를 켠 경우에는 담배연기가 다른 집으로 퍼져나가지 않았다. 위·아랫집 모두 환풍기를 켜면 흡연 오염물질이 굴뚝효과로 인해 환풍구를 따라 아파트 옥상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흡연 정도에 따른 오염물질의 발생량을 알아본 결과, 니코틴, 미세먼지(PM2.5, PM1.0), 중금속의 농도는 피운 담배 개피 수에 비례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흡연 오염물질인 니코틴의 경우 담배 2개피를 피웠을 때의 농도가 13.7㎍/㎥이었으나, 담배 10개피를 피웠을 경우에는 194.5 ㎍/㎥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담배 2개피를 피웠을 때 약 1300㎍/㎥이었으나, 담배 10개피를 피웠을 경우에는 약 9900㎍/㎥으로 7배 가량 증가했다.

이때 발생하는 실내 공기질을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흡연으로 인한 미세먼지 중 비소, 크롬, 납, 카드뮴 농도가 다중이용시설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높았다.흡연 오염물질이 실내공기 중에 머무는 시간을 알아본 결과, 담배 2개피를 흡연한 경우 20시간이 지나야 담배 연기로 인한 미세먼지가 모두 가라앉았으나, 10개피를 피운 경우는 24시간이 지나도 미세먼지가 공기 중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우석 국립환경과학원 과장은 "소음, 유지관리 불편함 등을 이유로 환기설비를 사용하는 입주민들은 많지 않다"면서 "건강한 주택 실내공기질 유지를 위하여 지속적인 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계 환기에 의존하는 공동주택은 미세먼지 등 실내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의도적인 상시 환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