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2-2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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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하철, 여전히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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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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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명의 애꿎은 목숨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참사 2주년이 지났지만, 지하철 이용 승객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 동안 지하철 환경과 안전을 위해 뚜렷이 개선된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적이래야 일부 전동차 내장재 교체가 고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등 지하철 운행 5개 도시 시민 10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7명이 지하철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것으로 답했다. 화재 시 피난 요령을 담은 게시판이 잘 보이지 않는 등 안전도가 100점 만점에 59.4점에 머물렀다. 하루 평균 800여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이라 해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시민들의 안전과 환경을 보장할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지하철 역사의 공기 질 문제는 심각하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특별관리역사 35개소를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기준을 초과한 곳은 2호선 이대역 승강장 한 곳으로, 작년 6곳에서 대폭 줄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의 시설 개선과 물 청소 등 공기 질 개선 노력의 결과라는 게 연구원 평가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42만명에 달하는 신도림역을 비롯, 붐비는 환승역 역사 대부분이 조사대상에서 빠진 까닭이다. 연구원이 지하역사 239개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발암물질인 라돈 농도 조사에선 모두 13곳이 국내 실내환경 권고기준을 초과, 작년보다 오히려 1개소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승객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데, 폐암의 직접적 원인인 라돈, 석면과 포름알데히드, 이산화질소, 미세분진 등 인체에 치명적 해를 미치는 오염물질 대책이 미진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숨 쉬기가 두려울 정도라면, 이 역시 안전문제에 못지않은 중대 사안이다. 서울에 지하철이 등장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그간 터널 내벽 청소가 고작 두 차례에 불과했다니 후진형 보건행정의 극치가 아닌가.
상황이 이런데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 등 안전이나 공기 질 문제를 책임져야 할 운영기관들이 예산 타령이나 하고 있는 것은 답답하다. 시민의 생명을 담보하는 기관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면 민자 유치 노력은 과감히 해봤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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