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환경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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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1-05 09:53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기준이 내년 상반기 중 확정

글쓴이 : 최고관리자

포름알데히드 및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기준이 대대적인 전국 실태조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중에 최종 확정된다.

또 오염물질을 다량 방출하는 건축자재에 대한 사용규제도 오는 2006년까지 자재 및 오염물질의 종류 등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시행여부가 결정된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실내공기질 중장기 종합대책(안)’에 따르면 환경부는 우선 올 하반기부터 각종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공기질 기준 및 건자재 규제방안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당초 7월말 발표예정이었으나 8월초에나 초안이 완성됐고 현재 1차 전문가 검토를 거친 상황으로 공식발표는 다음달 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환경부는 밝혔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중이용시설의 관리기준

환경부는 1차적으로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리의 기본이 되는 유지·권고기준과 그 대상물질의 선정기준부터 합리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이는 기존에 실시한 연구와 실태조사시 조사대상표본 수가 극히 적고 오염물질별 인체위해성 분석·평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따라서 유지기준(미세먼지·이산화탄소·포름알데히드·총부유세균·일산화탄소)과 권고기준(이산화질소·라돈·TVOC·석면·오존) 등 대표적 오염물질 10종과 내분비계 장애물질 등 미규제 대상물질에 대한 대대적인 정밀연구·조사를 실시해 인체 위해성에 따른 적정 기준을 내놓기로 했다.

△공동주택 실내공기질 기준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기준은 보다 광범위한 실태 조사를 실시한 후 내년 상반기중 최종 확정키로 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내년 2월까지 수도권지역 180여개 공동주택에 대해 업체규모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국립환경연구원을 통해 일본과 홍콩 등 외국사례에 대한 비교·분석을 하고 적정기준을 산정토록 했다.

또 포름알데히드 및 주요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에 대한 의학적 검증을 실시해 인체 위해성에 따른 합리적인 허용 농도기준을 잠정기준으로 우선 마련키로 했다.

이후 내년초에는 조사범위를 전국 4∼500여개소로 확대하고 건설업계와 자재생산업계 등에 대한 체계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건교부와 협의해 최종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때 실제 시공자인 건축업체가 준수할 수 있는 실효성을 확보키 위해 연도별로 로드맵을 설정해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건자재 사용제한 규제일몰제

이와 함께 환경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오염물질 다량방출 건자재에 대한 사용제한 등 규제조치는 오는 2006년 5월말까지 유보한 뒤 검증결과에 따라 그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규제일몰제를 적용키로 했다.

지난해 1월 연구용역을 통해 잠정적인 규제기준을 마련했으나 현재로서는 그 근거가 매우 빈약하고 인체에 대한 위해성마저 불분명한 TVOC를 규제기준으로 삼고 있어 개별 VOC에 대해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력하게 제기돼 왔다.

또 규개위 심사과정에서도 건축자재 전반에 걸친 검증과정이 부족하고 비교연구가 미비하다고 지적한 바 있기 때문에 건자재에 대한 사용제한은 체계적인 검증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이달중으로 국립환경연구원에 실내환경연구사업단을 설치하고 올해부터 매년 2∼400개의 건자재에 대해 오염물질 방출량 측정 및 위해성 분석을 진행키로 했다.

△단계별 관리시스템 구축

환경부는 건축물의 설계·시공·운영의 각 단계에서 청정기술의 적용 및 친환경 건축자재의 사용 등을 통해 실내공기 오염을 사전 차단함으로써 분양가 상승 등 공사비의 증가를 막기로 했다.

우선 내년말까지 설계단계에서는 공법 및 건축자재의 변화와 건축수요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적정한 환기설비 및 공기정화설비의 설치기준을 제시키로 했다.

또 건교부와의 협의를 통해 적정 공기질 유지 및 환기가 가능토록 건축물별 표준 설계지침을 만들어 배포할 방침이다.

시공단계에서는 시공자을 위한 실내공기질 유지관리 지침을 개발·보급하고 친환경 자재사용을 확대하는 시방기준을 제정키로 했다.

아울러 공사감리 대상에 친환경 자재사용 실태 및 공기오염 저감공법의 시공여부 등을 확인토록 권고해나갈 계획이다.

이중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거주자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입주초기단계에 새집증후군 등 주요 피해의 예방을 위해 입주자 및 관리자를 위한 실천적 관리지침을 보급키로 했다.

또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리모델링 등의 공사시에도 친환경적인 건축물 개·보수 방안을 수립·시행토록 할 방침이다.

△환기 및 공기정화설비 기준

현행 법규상에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환기설비 기준은 마련돼 있으나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그 기준이 없다.

또 기존의 환기설비 기준은 온도와 이산화탄소 등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실내공기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미세먼지와 포름알데히드 등의 오염물질 저감기준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올해부터 각 다중이용시설별 특성에 맞고 실내공기질에 영향을 주는 각종 오염물질에 적합한 환기설비를 제시하고 그 종류와 용량, 설치위치 등 세부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아파트와 연립 등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설치가능한 환기설비의 유형을 세부적으로 제시해 그 설치를 의무화해나갈 계획이다.

△친환경건자재 인증제 발전방안

환경부는 친환경 건축자재 품질인증제(HB제도)와 환경마크, KS제도 등 비슷한 제도의 운영으로 인해 발생하는 혼선과 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제도의 특성에 맞게 차별적인 발전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HB제도의 경우 인증비용이 너무 비싸고 공인 측정기관이 아닌 대학연구소에서 측정해 신뢰성이 부족한 점을 감안, 인증비용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해 내년까지 최소 적정금액을 산출키로 했으며 관련업계의 의견을 수렴, 1∼5등급까지의 등급기준을 정비키로 했다.

환경마크에 대해서는 ‘친환경 건축자재’와 ‘친환경 가구’등 품목별로 인증을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KS마크의 경우에는 친환경적 특성을 강화하되 인증기준을 성능중심에 두고 발전시켜나갈 방침이다.

또 이들 인증제별로 다른 측정시험방법을 사용하고 있어 업계로부터 강하게 비판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소형챔버법과 데시케이터법 등 통일적인 측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기타

아울러 환경부는 체계적인 대책 추진을 위해 환경제도 정비작업을 병행 추진해 나가고 건교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그동안 시공자와 공급자라 할 수 있는 건설·자재업계의 의견수렴이 부족한 점을 인정, 자율적 협약체계를 구축하면서 설문조사 등 현실적인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소비자인 시민·환경단체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환경·의학 등 전문가의 연구와 조사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번 실내공기질 중장기대책(안)에는 구체적인 건축물의 실내공기질 관리·개선방안과 수치화된 유지·권고기준 등은 제시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동안 환경부가 밀어부쳤던 일방적인 규제와 보여주기식 조치대신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실내공기질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내포됐다는 면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공식시험·측정법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단체를 통한 HB제도를 시행한 점과 법적 근거없이 사건의 개연성만으로 새집증후군 피해배상을 결정한 것, 건축자재에 대한 전반적인 검증없이 사용규제부터 실시하려 했던 점, 단 90개 지점의 공동주택 조사와 외국기준을 근거로 권고기준을 마련하려 했던 점 등 그동안의 모든 실내공기질관리정책은 성급하고 일방적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사실 지난 6월 새집증후군 첫 배상결정이 있었을 때만 해도 환경부는 실내공기질 종합대책을 서둘러 발표하려 했다.

그러나 이 결정 이후 환경부의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로 단 한건의 유사사건도 접수되지 않았고 오히려 시민·환경단체들에게까지도 성급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듣게 됐다.

특히 실내공기질 문제에 있어서는 실태조사와 연구·분석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고 일부의 지적과 비판에 정부가 흔들리기 보다 국내실정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건설업계의 주장이 이 같은 정책노선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환경부도 조속한 기준과 규제로만 실내공기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차근차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달 중순 열린 1차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마련하면서 환경부가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바로 건설·자재업계의 의견수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 “실내공기질관리에 있어 무조건적으로 이상적 기준을 적용해 국민을 잠시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내 현실에 맞게 차근차근 대책을 보완·강화해 나가는 것이 이번 대책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관계자도 “최근 2∼3년새 실내공기질이 새로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으나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업계, 소비자가 모두 동참해서 극복·해결해야 하는 장기적 과제”라고 밝혔다.

또 “특히 우리나라의 실내공기질 관리·개선에 각계의 노력은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한 만큼 정부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의 공식발표까지는 아직 2∼3차례의 전문가 검토와 건설·자재업계, 시민·환경단체 등의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의견수렴 의지와 건설업계의 개선노력, 소비자의 관심 등이 어우러져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마스터플랜이 제시되길 기대해본다.